2년 플라토닉 연애 후 정착하자는 여친에게 폭발한 남자
2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무너졌다.
그녀와 나는 누가 봐도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다.
매주 데이트를 했고, 기념일마다 선물을 챙겼고, 아플 때 달려갔고, 새벽에 전화해도 받아줬다.
단 하나, 우리 사이엔 없는 게 있었다.
스킨십이다.
처음엔 이해했다.
그녀가 말했다.
"전 남자친구랑 젊고 뜨거울 때 다 해봤는데, 헤어지고 나니까 너무 후회가 되더라. 그래서 너랑은 순수하게 만나고 싶어."
나는 속으로 뭔가 걸렸지만, 좋아하는 마음에 넘어갔다.
그녀가 원하는 대로 했다.
손만 잡았다. 가끔 어깨에 기대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플라토닉이라는 이름표를 붙이고 2년을 버텼다.
그 2년 동안 나는 성실했다.
월급 오르면 더 좋은 데 데려갔고, 그녀 부모님 생신까지 챙겼다.
주변에서는 "너 진짜 착하다", "그 여자 복 받았다"라며 부러워했다.
나도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오늘, 그녀가 불쑥 말을 꺼냈다.
"나 이제 정착하고 싶어. 젊었을 때 충분히 뜨겁게 살아봤으니까, 이제는 너처럼 안정적인 사람 곁에서 편하게 살고 싶어."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뜨겁게 살아봤다는 건 전 남자친구 얘기다.
그 남자랑은 불꽃처럼 타올랐으면서, 나한테는 2년 동안 손끝 하나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이제 와서 정착?
내가 뭔데?
불꽃이 다 타고 남은 재를 치워줄 사람?
신나게 달리다 지쳐서 쉬어갈 벤치?
참았던 게 한꺼번에 터졌다.
"몸도 안 섞은 남자한테 결혼 이야기하는 거 안 우습냐? 차라리 혼전 순결이라고 거짓말이라도 하지 그랬어."
"놀 건 다른 남자랑 다 놀고, 돈 벌어다 줄 사람은 나 고른 거야?"
그녀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술집이었는데, 나는 그대로 일어나서 나왔다.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봤다.
2년 동안 공들여 쌓은 것들이 눈앞에서 와르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한편으론 시원했고, 한편으론 씁쓸했다.
내가 모질게 군 게 아니라, 진작 물어봤어야 할 말을 2년이나 참은 내가 바보였다.
결국 깨달은 건 하나다.
누군가에게 두 번째 선택지가 되어주는 건, 사랑이 아니라 자기 파괴다.
댓글 1개
2년 동안 참은 게 대단하네요. 그 감정이 폭발한 건 당연한 것 같아요. 처음부터 서로의 기대를 솔직하게 얘기했어야 했는데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