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32조를 던진 진짜 이유 개미는 처음부터 호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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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단 한 달 만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쏟아낸 금액은 무려 32조 원. 역대 월간 최대 규모의 매도 폭풍이었다. 그런데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 외국인들은 현물 시장에서 주식을 열심히 쓸어 담고 있었다. 뉴스는 연일 외국인 귀환과 대세 상승장을 외쳤고 개인 투자자들은 환호하며 뒤따라 매수에 나섰다. 그런데 왜 사놓고 한꺼번에 던졌을까.
주식 시장에는 우리 눈에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가 공존한다. 현물 시장은 단순하다. 삼성전자 주식을 돈 주고 사면 그게 현물이다. 지금 존재하는 주식을 실제로 거래하는 것이다. 반면 선물 시장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가격을 지금 미리 약속하는 계약이다. 강남에 새 아파트가 올라가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아직 완공 전인데 분양가가 10억이다. 이 동네 집값이 반드시 오른다고 판단해서 분양권을 산다. 2년 뒤 입주할 때 시세가 15억이 되면 5억 이득이고 7억으로 떨어지면 3억 손해다. 주식 선물도 정확히 같은 원리로 코스피 200 지수를 대상으로 3개월 뒤 가격을 지금 약속하는 거래다.
원래 선물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거대한 자본과 만나면서 완전히 다른 용도로 변질됐다. 외국인들의 전략은 3단계로 이루어진다.
1단계는 조용한 매집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시가총액 최상위 종목들을 며칠에서 몇 주에 걸쳐 꾸준히 사들인다. 이 종목들이 오르면 지수도 따라 오른다. 뉴스에는 외국인 순매수 행진이라는 제목이 넘쳐나고 개인 투자자들은 추격 매수에 나선다.
2단계는 보이지 않는 반대 배팅이다. 시장이 충분히 달아오르고 지수가 고점 근처에 도달하면 외국인들은 겉으로는 여전히 현물을 사면서 뒤로는 선물 시장에서 지수 하락에 배팅하는 매도 포지션을 대규모로 쌓는다. 올해 1월 외국인은 현물에서 약 2조 원을 순매수하면서 동시에 선물에서는 약 3조 원을 순매도했다. 현물보다 더 큰 금액을 정반대 방향에 걸어둔 것이다.
3단계는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이다. 선물 매도 포지션이 충분히 쌓이면 그동안 사모았던 대형주들을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낸다. 올해 2월 27일 하루에만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7조 원을 던졌다. 역대 최대 1일 순매도 기록이었다. 프로그램 매매 시스템이 수백 개 종목의 매도 주문을 동시에 실행하면서 대형주들이 일제히 무너졌고 지수가 급락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져 손절매를 시작했고 연쇄 반응으로 하락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현물에서 생긴 손실은 선물 시장의 하락 배팅에서 발생한 막대한 수익으로 가볍게 메우고도 남았다.
이 전략을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뜻의 웩더독이라 부른다. 현물이 몸통이고 선물이 꼬리여야 정상인데 선물이라는 꼬리가 현물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비정상적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이 판을 움직이는 진짜 도구는 프로그램 매매다. 컴퓨터가 미리 짜인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매수 매도 주문을 실행하는 시스템으로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의 약 70퍼센트를 차지한다.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의 약 90퍼센트는 외국인 몫이다. 올해 2월 한 달간 초고빈도 매매 거래 대금은 약 3927조 원으로 전체 거래 대금의 58퍼센트에 달했다.
개인 투자자가 이 함정을 피하려면 세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첫째 외국인의 현물 매수만 보지 말고 선물 포지션을 반드시 같이 확인하라. 현물은 사면서 선물 매도를 늘리고 있다면 함정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 둘째 프로그램 매매 동향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라. 이유 없는 급락은 대부분 프로그램 매매가 원인이다. 셋째 선물 옵션 만기일 캘린더를 챙겨라. 매월 둘째 주 목요일이 만기일이며 3월 6월 9월 12월에는 네 마녀의 날로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커진다. 만기일 전후에는 추격 매수를 자제하고 선물 포지션 변화를 반드시 확인해야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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