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나를 못 알아봐도 매일 그 식당에 갔다
한 남자가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섰다. 예약한 방에 낯선 사람이 앉아 있었다. 누구세요? 여긴 제가 예약한 방인데요. 남자는 곧바로 사장을 불렀다. 제가 예약한 방에 모르는 사람이 앉아 있는데, 어떻게 된 겁니까? 예약자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최민지. 우리 딸 이름으로 예약했어요. 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따님 오시면 새로 방을 마련해 드릴게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라고 안내했다. 남자는 밖으로 나가며 우리 딸 몸보신 해야 하니까 보양탕 맛있게 좀 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때 방 안에 있던 여자가 사장에게 아까 그 아저씨 어디 계세요 하고 물었다. 혼자 먹기 좀 그래서 같이 드실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자는 잠시 고민하다가 흔쾌히 응했다. 둘은 마주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남자가 문득 아가씨도 고수를 안 드시네요 하자 여자는 네, 못 먹어요 라고 답했다. 남자는 우리 딸도 고수를 못 먹는데 신기하다며 웃었다. 따님은 어떤 분이냐고 묻자 남자는 아주 효녀라며 매일 같이 밥을 먹는데 오늘은 왜 안 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여자가 전화 한번 해보시라고 권하자 남자는 전화를 걸었다. 딸아 어디야, 아빠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그런데 전화 너머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바로 맞은편에 앉아 있던 여자의 가방에서. 아빠 저 여기 있어요. 민지야? 네, 아빠. 눈물이 여자의 볼을 타고 흘렀다. 사실 딸은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위해 매일 이 식당을 예약해 왔던 것이다. 아버지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해도 매일 같은 자리에서 아버지를 기다렸다. 저 알아보시겠어요? 미안해, 아빠가 자꾸 까먹네. 다음 날 딸은 다시 식당을 찾았다. 사장님 오늘도 그 방으로 주세요. 또 오셨네요, 매일 이렇게 오는 거 안 힘들어요? 아빠가 저를 기억 못 해도 전 기억하니까요. 오늘은 기억해 주실 거예요. 잠시 뒤 아버지가 식당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 누구세요? 여긴 제가 예약했는데. 그리고 멈칫하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왠지 정말 반가운 기분이 드네요.
댓글 3개
읽는 내내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기억을 잃어도 마음속 어딘가에 딸을 향한 사랑이 남아있었다는 게 느껴져서 더 가슴이 아파요. 부모님 살아계실 때 잘하자는 다짐을 다시 하게 됩니다.
매일 같은 식당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는 딸의 마음이 너무 아프면서도 아름다워요. 기억은 사라져도 사랑은 남는다는 걸 느꼈습니다.
매일 기다리는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프고도 따뜻한지... 아버지가 기억하지 못해도 그 사랑은 느끼셨을 거예요. 눈물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