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부부

시한부 3개월, 남편에게 된장찌개 레시피를 유서로 남긴 아내

요약: 시한부 3개월 선고를 받은 아내가 아들보다 혼자 남을 남편이 더 걱정되어, 남은 시간 동안 요리와 살림을 가르치고 10년치 편지를 남기는 이야기. 사랑한다는 말 대신 된장찌개 레시피를 남긴 아내의 마지막 사랑.


#전체내용


남편은 늘 무뚝뚝한 사람이었다.

직장에서 돌아오면 소파에 앉아 TV만 보고, 기념일도 잘 챙기지 못하는 그런 남자.

그래도 난 알고 있었다. 그 사람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시한부 3개월.

의사의 말을 들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아, 이제 끝이구나'가 아니었다.

'저 사람은 나 없이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있을까.'

그게 첫 번째 걱정이었다.


아들은 걱정이 안 됐다.

스물다섯, 이미 제 앞가림은 하고 있었고, 강한 아이였으니까.

하지만 남편은 달랐다.

서른두 해를 같이 살면서 그 사람이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세탁기 돌리는 법도, 된장찌개 끓이는 법도 모르는 사람.

아플 때 병원도 내가 데려가야 하는 사람.


남은 3개월, 나는 결심했다.

남편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주기로.

첫째 주, 밥 짓는 법을 알려줬다.

남편은 쌀을 씻다가 반을 흘렸고, 나는 웃었다.

"당신, 쌀이 도망가네."

남편은 멋쩍게 웃으며 다시 주워 담았다.


둘째 주, 세탁기 사용법.

남편이 섬유유연제와 세제를 바꿔 넣었고, 빨래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

"이건 향기가 아니라 재앙이야."

둘이서 깔깔 웃었다. 그렇게 오래 웃은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한 달이 지나자 남편은 제법 능숙해졌다.

된장찌개도 끓이고, 빨래도 개고, 청소기도 돌렸다.

하지만 밤마다 내 옆에 누워서 조용히 우는 소리를 나는 다 듣고 있었다.

모른 척했다. 그게 그 사람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두 달째, 남편이 처음으로 나를 위해 요리를 했다.

계란말이 하나, 미역국 하나.

미역국은 좀 짰고, 계란말이는 한쪽이 탔지만

내 인생에서 먹어본 가장 맛있는 식사였다.

"맛있어, 여보."

남편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렸지만, 어깨가 떨리고 있었다.


마지막 달, 나는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남편 생일마다 열어볼 편지. 10년치를 썼다.

추석에 열어볼 편지, 크리스마스에 열어볼 편지.

그리고 가장 마지막 편지.

'정말 힘들어서 못 견딜 것 같은 날에 열어볼 것.'


아들에게는 한 통만 썼다.

"엄마는 네가 하나도 걱정 안 된다. 다만, 아빠 좀 잘 챙겨라."


마지막 날, 남편이 내 손을 잡았다.

그 무뚝뚝한 사람이 처음으로 말했다.

"다음 생에도 당신이어야 해."

나는 웃었다.

"다음 생에는 세탁기 사용법 좀 미리 배워놔."


내가 죽으면, 아들은 괜찮을 거다.

하지만 남편은... 그래서 남은 시간 전부를 그 사람에게 썼다.

사랑한다는 말 대신, 된장찌개 레시피를 남겼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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