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수석도 60억 날린 선물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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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에서 가장 소름 끼치는 격언이 있다. 원수가 있다면 선물을 가르쳐라. 서울대 경영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엘리트 조상우 씨는 선물에 손을 댔다가 무려 60억 원의 빚더미 위에 올라앉았다. 머리가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다. 선물이라는 구조 자체가 참여자를 집어삼키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배추 농장을 운영하는 김배추 씨는 배추 한 포기를 기르는 데 2000원이 든다. 김치 공장을 운영하는 이김치 씨는 배추 한 포기로 김치를 만들어 3000원에 판다. 문제는 배추를 수확하기까지 석 달이 걸린다는 점이다. 석 달 뒤 배추 한 포기가 1000원이 될 수도 있고 4000원이 될 수도 있다. 김배추 씨는 가격이 폭락하면 적자를 보고 이김치 씨는 가격이 치솟으면 적자를 본다. 둘 다 미래의 가격 변동 앞에서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둘은 미리 계약을 맺는다. 석 달 뒤 배추 가격이 얼마가 되든 포기당 2500원에 거래하자. 이것이 선물 거래의 탄생이다. 김배추 씨는 안정적으로 500원의 이익을 확보하고 이김치 씨도 안정적으로 500원을 남긴다. 미래의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해둔 가격으로 상품을 거래하겠다는 약속 이것이 선물의 본래 존재 이유다. 배추를 파는 김배추 씨는 숏 포지션 배추를 사는 이김치 씨는 롱 포지션이라 부른다. 실제 선물 시장에서는 배추를 직접 주고받을 필요조차 없다. 만기일에 현물 가격과 선물 가격의 차액만 정산하면 결과는 완벽히 동일하다. 현물 가격이 4000원이면 숏이 롱에게 1500원을 주고 1000원이면 롱이 숏에게 1500원을 준다. 돈만 오가는 깔끔한 구조다. 여기까지는 아름답다. 문제는 지금부터 시작된다. 배추와 아무 관련도 없는 박도박 씨가 등장한다. 배추를 기르지도 않고 김치를 만들지도 않지만 선물 시장에는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 현물을 사고팔 필요가 없으니 돈만 있으면 누구든 베팅이 가능하다. 미래 가격을 맞히면 돈을 번다는 달콤한 유혹에 이끌려 수많은 사람들이 뛰어든다. 그러나 선물의 구조는 냉혹하다. 한쪽이 1000원을 벌면 반대쪽이 정확히 1000원을 잃는 제로섬 게임이다. 여기에 거래소가 수수료까지 빼가니 참여자 전체로 보면 마이너스섬이다. 거래를 반복할수록 돈이 증발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사람들은 선물로 돈을 잃으면 경험 부족을 탓하고 감정 조절 실패를 탓하고 작전 세력을 탓한다. 하지만 근본 원인은 단 하나다. 선물을 했기 때문에 돈을 잃은 것이다. 가격을 예측할 수 있다는 착각이 모든 비극의 출발점이다. 도박에서 돈을 따면 운이 좋은 게 아니라 오히려 나쁜 것이다. 그 짜릿함을 잊지 못해 다시 판돈을 올리게 되니까. 선물도 정확히 같은 함정에 빠진다. 도박에서 돈을 버는 건 카지노뿐이고 선물에서 돈을 버는 건 거래소뿐이다. 선물에서 절대 잃지 않는 비결은 놀랍도록 간단하다. 안 하면 된다. 선물은 원리만 이해하면 충분하다. 절대로 직접 손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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